어떤 편인가 하면 저는 매운 음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입니다.

한국 식단의 전반적인 맛이 매운맛으로 통일되는 바람에 여러 다양한 맛과 요리법이 사라지고 있다고 분개하는 편에 가깝지요.

하지만 그래도 일단은 한국 사람이니까 가끔은 매운 게 마구 땡겨서 오금이 저려올 때가 있습니다.

오늘이 딱 그런 날이라서 냉동실을 뒤져서 나온 소고기를 해동시켜서 '청양 돈까스 소스 케찹 소고기 볶음이라는 요리를 -_-; 해먹었습니다.

레시피는 간단합니다. 소고기는 맛술하고 소금과 통후추로 밑간을 30분 정도 해주고, 올리브 오일에 마늘을 달달 볶다가 소고기 넣고 다시 볶다가 양파 반쪽과 청양 고추 다섯 개를 넣고 다시 볶다가, 돈까스 소스와 케찹을 일대 일 비율로 듬뿍 넣고 또 달달 볶다가 -_-; 마지막에 약한 불에 한 5분 정도 쫄여주면 되는 요립니다.

어디서 배웠냐구요? 얼마 전에 토마토소스를 직접 만들어보다가 영감을 받아서 -_-; 직접 개발한 요립니다. 

맛은 어떠냐구요? 캡 맛있습니다. 라고 말씀드리면 좋을 텐데 정말 소고기에 돈까스 소스와 케찹을 버무린 맛 밖에 안나요. -_-;

어 난데없이 사족이 길어졌는데 -_-;

사실 매운맛이 그리워서 청양 고추를 다섯 개나 폭탄 투하를 것인데, 요리가 그저 매콤하기만 할 뿐 전혀 우와 매워~~~ 하는 감각과는 거리가 멀게 느껴지는 겁니다.

하물며 입은 안 매운데 속은 또 왜 그리 쓰린지 -_-;

솔직히 좀 허탈했습니다. 오랜만에 매운 게 먹고 싶어서 족보에도 없는 요리를 자체 개발씩이나 해줬는데, 화산 같은 매운맛은 간데없고, 매운맛 과자같이 매콤한 맛뿐이라니요. 처음에는 가짜 청양 고추를 샀나? 의심을 하기도 했는데, 속이 이렇게 쓰리고 화장실행을 간절히 원하는 걸로 봐서 -_-; 아예 안 매운 고추는 아닌듯싶습니다.

결론은, 어느덧 제가 시중의 매운맛에 너무 익숙해져 버려서 청양 고추 정도로는 입안에서 침이 질질 흐르는 화끈한 매운 감각을 못 느끼게 되었다는 것이겠지요.

나이를 먹는다는 것, 경험이 쌓여간다는 것이 이렇게 사람을 무디게 만든다는 것에 무한 처량함이 느껴지네요. (__)

아 서울광장 관련 뉴스를 봤습니다. 언제 죽창을 휘두를지 모른다며 장례 행렬에 사용하는 만장대의 봉을 pvc 파이프로 교체한 주제에 경찰들은 사람들 잡아간다고 쇠몽둥이를 휘두르고 있네요.

광장에 나서면 맞을까 봐 두렵고,
인터넷에 글을 쓰면 조사 받을까 봐 두렵고,
불매 운동을 하면 검찰이 들이닥칠까 봐 두렵고,
이명박 정권에 반대하면 생활의 터전이 위협받을까 봐 두려운 세상이 되었습니다.

한마디로 공포가 지배하는 세상이 되어버린 거지요.

대통령인 이명박 씨에게 행복의 기준은 무엇인지 궁금해지는 새벽입니다. (__)

  1. 들어라

    Tracked from melotopia 2009/06/10 17:04

    광장에 다시 사람들이 모이고 있다. 왜 모일까? 자신의 의견을 말하기 위해서다. 그게 불법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람들이 많이 모였다. 누가 선동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람들이 너무 많이 모였다. 그 사람들이 모두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들으라는 거다. 공무원은 국민의 머슴이라던 자가 국민을 탄압한다. 불법을 저지른 것이 나쁘니까 듣지 않아도 된다는 것인가. 하지만 대한민국 헌법엔 집회, 결사, 언론의 자유가 보장되어 있다. 하위법이 헌법을 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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